지구 재난에서 살아남기
지금은 우주가 수행하는 때 - 상화작용相化作用 본문
·여름철에 식물이 성장하는 것은 가을에 열매를 맺어 씨앗을 보존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식물은 꽃이 피면 성장을 멈추게 됩니다. 꽃으로 영양분을 모두 보내 열매를 맺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십간과 십이지에서는 기토己土와 미토未土가 식물의 꽃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양의 분열운동을 음의 통일운동으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이를 토화작용土化作用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축이 기울어져 있어서 토화작용 후에 바로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주는 토화작용을 도와 통일작용을 완수하게 해주는 존재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이번 호에서는 토화작용을 보조해주는 상화작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상화의 발생
군화君火와 상화相火
화火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군화君火와 상화相火가 그것입니다. 군君은 군주君主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군화는 군주와 같이 화火의 본래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相은 재상宰相과 돕는다는 뜻이 있습니다. 상화는 재상과 같이 군주를 보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들의 관계를 대표하는 것이 심장과 심포의 관계입니다. 심장은 군주지관君主之官으로 심화心火를 군화라고 합니다. 심포心包는 상화로서 심장을 보호하며 심장의 기능을 돕고 있습니다.
명리학에서는 십간을 표와 같이 사물에 배속하고 있습니다. 병화丙火를 군화라고 하며, 상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습니다. 하지만 태양을 군화, 달을 상화로 분류하고 있으므로 정화丁火가 상화에 해당한다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지가 천간의 기운을 간직한 것을 지장간地藏干이라고 합니다. 사巳에는 무경병戊庚丙, 오午에는 병기정丙己丁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지장간의 무戊와 병丙은 여기餘氣, 경庚과 기己는 중기中氣, 병丙과 정丁은 본기本氣라고 합니다. 본기는 지지의 대표적인 성질이므로 사巳는 병丙, 오午는 정丁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병화(군화)는 태양으로 빛[明]을 발하고 있습니다. 정화(상화)는 불, 용광로 등으로 열熱을 내고 있습니다. 십간에서는 병화 다음에 정화가 자리하고, 십이지에서는 사화 다음에 오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군화(햇볕, 병화·사화)를 받은 지구가 상화(열, 정화·오화)를 발생시켜서 만물을 키우는 것입니다.
오운육기로 본 상화의 발생
군화·상화와 관련한 위의 내용은 원론적인 설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병丙과 정丁, 사巳와 오午를 화火에 배속하는 것은 우주변화의 기본법칙을 밝힌 오행상생도와 육기방위도에 따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주변화의 실상을 밝힌 오운도와 육기변화도에서는 ‘무계합화화戊癸合化火, 자오소음군화子午少陰君火, 인신소양상화寅申少陽相火’라는 새로운 개념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우주가 실제 변화할 때는 병정丙丁의 화기가 무戊의 자리까지 영향을 끼쳐서 무토戊土를 무화戊火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사오巳午의 화기가 미토未土를 넘어 신申의 자리까지 영향을 끼쳐서 신금申金을 신상화申相火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고유 에너지인 오행기五行氣를 허공에 방사하고 있습니다. 일단 순수한 오행기가 우주 공간에 방사되면 이들은 서로 섞여 새로운 기운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를 오운五運이라고 합니다. 하늘에서 발생한 오운은 지구에 집중되어 내려오게 됩니다. 지구에서는 지축의 경사로 인해 상화라는 기운이 새로 발생하여 육기로 작용합니다.*1)
*1) 육기가 기후변화로 드러날 때는 풍風·한寒·서暑·습濕·조燥·화火의 여섯 가지 현상으로 나타난다.
지구는 그 축이 23도度 7분分 가량 경사져 있기 때문에 여기서 인신상화寅申相火라는 새로운 불[火]이 하나 더 불어나게 되어서 ‘오운五運+상화相火=육기六氣’로서 나타난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146쪽
육기가 발생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일반적인 설명으로 지구 중심의 태양 궤적에서 찾고 있습니다. 지축이 경사진 상태에서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면, 태양은 천구의 적도를 상하로 운행하면서 태극 형상의 궤적을 그리게 됩니다. 그 결과 태양이 지구를 운행하는 궤적이 지축이 바로 섰을 때보다 늘어나서 상화相火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태양은 항상(지구로 볼 때) 지구의 묘유선卯酉線으로 왕래할 수밖에 없게 된다. 여기서 동지•춘분•하지•추분의 차가 생기게 됨으로써 주야의 장단과 한서의 온량溫涼의 구별이 생기고 따라서 인신상화寅申相火가 생기게 된다. - 『우주변화의 원리』 237쪽
둘째는 필자의 고찰로 지축의 경사로 인해 지구 자체의 기운이 변한다는 것입니다. 지축이 정립했을 때 지구는 10토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현재 지구의 지축은 23.5도 동북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동북쪽은 陽의 방향이므로 지구는 열을 머금게 되어 상화로 작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하늘에서 내려오는 오운이 지구 자체의 기운인 상화와 합쳐져서 육기로 작용합니다.*2)
상화작용
상화의 역할
『우주변화의 원리』 책에서 다루고 있는 군화와 상화는 육기방위도의 자오소음군화와 인신소양상화입니다. 만약 지축이 바로 선다면 미토未土에서 화기를 모두 수렴하여 유酉에서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축의 경사로 인해 오午의 강력한 화기는 미토未土를 지나 신금申金에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이는 선천 봄•여름철에 지축의 경사로 발생한 강력한 화기를 미토未土가 모두 통일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볼 것은 상화는 단지 미토未土가 통일하지 못한 화기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육기방위도의 군화와 상화의 역할에 대해 고찰해보겠습니다. 밥 짓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밥을 짓기 위해서는 솥에 쌀을 안치고 불을 넣어줍니다. 그리고 쌀이 어느 정도 익으면 솥뚜껑으로 증기를 가두어서 뜸을 들입니다. 불은 물을 끓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군화에 해당합니다. 증기는 쌀을 푹 익히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증기의 열熱은 상화에 해당합니다. 다시 말해서 불(군화)이 물을 끓이면 수증기(습토)가 발생합니다. 이후 뜸 들이는 과정에서 수증기의 열(상화)이 쌀을 푹 익혀서 밥이 완성됩니다.
식물을 예로 들면, 6월에 벼는 햇볕(군화)을 받아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7, 8월에 꽃이 피면 무더위의 열기(상화)를 받아 열매가 맺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9월이 되면 햅쌀이 영급니다. 십이지로 살펴보면 오월午月(음력 5월)에 군화를 받아서 벼가 자라면, 미월未月(음력 6월)에 꽃이 핍니다. 신월申月(음력 7월)에 상화의 열기로 열매가 맺히고, 유월酉月(음력 8월)에 햅쌀이 영급니다.
열熱은 토土의 소산이요 화火는 군화君火의 소산인 것이며, 열熱은 횡산橫散하는 것이지만 화火는 종산縱散하는 것이라는 것도 아울러 기억하여야 한다. - 『우주변화의 원리』 91쪽
이상을 통해 군화가 기운을 위로 분열시키는 반면, 상화는 분열한 기운을 아래로 가라앉혀 열매를 맺도록 돕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햇볕은 군화이고, 햇볕에 의해 발생한 한여름의 열기는 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상화의 뿌리가 군화인 것입니다.
상화는 미토의 보필자
대자연은 군화를 이용해서 만물을 분열시키고, 상화를 이용해서 만물을 성숙시킵니다. 상화가 재상으로서 군화를 돕는다는 것은 일견 군화의 분열작용을 도와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화는 궁극적으로 미토未土를 도와 분열의 목적인 통일작용을 완수하고 있습니다.*3)
*3) 우주 운동의 목적은 통일에 있으므로, 군화의 발산작용도 궁극적으로는 통일에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군화에 뿌리를 둔 상화는 군화(午)와 미토의 보필자라고 할 수 있다.
우주가 조화작용造化作用을 하는 주체를 토土라고 하고 그 객체를 상화相火라고 하는 바 그것은 바로 금화교역작용金火交易作用(즉 조화의 완성)의 과도기적인 존재 양식인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235쪽
선천에 있어서는 자오화子午火가 정중위正中位까지 넘어와있기 때문에 화기火氣가 너무 치열하게 되므로 위位를 잃은 미토未土만으로써 종합해낼 수 없은즉 여기에서 미토未土의 보좌역이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운동은 이러한 조건 아래서는 자동적으로 자기(未土)의 보조자를 생生하게 되었던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238쪽
좀 더 이해를 돕기 위해 지축이 정립했을 경우와 지축이 경사졌을 경우를 비교하면서 상화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만약 지축이 정립되어 있다면 십이지는 각자 자신의 역량을 모두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황극의 시점인 축丑에서 시작한 분열운동(양기陽氣의 발산)은 황극의 종점인 오午까지 이어집니다. 그 과정에서 양기가 100% 발산되면 미토未土는 자기 역량을 모두 발휘해서 소모된 양기를 100% 수렴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양기의 손실이 전혀 없으므로 우주의 운동은 영원히 지속될 수 있습니다.*4)
*4)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일 뿐, 100% 양기 소모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축이 지금처럼 양방陽方(동북방)으로 기울어진 상태에서 지지는 자신의 역량을 초과해서 발휘하게 됩니다. 즉 축丑부터 오午까지 양기를 과도하게 발산시키는 것입니다. 특히 오화午火는 정남방에 위치하여 양기의 발산이 항룡유회亢龍有悔에 이를 지경입니다. 수치로는 120%의 양기 발산이 이루어졌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반대로 미토未土는 본래 자리인 사정위四正位에서 벗어나 있어서 자신의 역량을 모두 발휘할 수 없습니다. 수치로는 80%밖에 양기를 수렴하지 못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120% 양기발산 - 80% 양기수렴 = 40% 양기손실’이라는 결과가 생깁니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우주는 양기가 고갈되어서 언젠가는 운동을 정지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주는 미토未土를 도와 소모된 양기를 보충해줄 절대적인 존재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그 존재가 바로 상화입니다. 상화가 부족한 40%의 양기를 보충해주어 우주의 영원한 운동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인신상화寅申相火의 성립이란 것은 지축의 경사 때문에 지구가 자전하는 과정에서 묘진사오미방卯辰巳午未方에 많은 열을 복사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미토未土의 부담이 커지므로 그 때문에 상화相火라는 과도기적인 단계는 할 수 없이 이루어진 것이며 또한 그와 같은 과정이 생겨나지 않고서는 자오묘유子午卯酉 운동은 붕괴되고 만다는 것을 논하려는 데에 본론의 목적이 있는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240쪽
상화작용과 정기精氣 축장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의 일생을 60년으로 잡았습니다. 자신이 태어난 육십갑자가 다시 돌아온다고 해서 61세가 되면 환갑잔치를 벌였습니다. 그러나 요즘엔 건강이 좋아져서 80세는 거뜬히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전반기 40살은 선천 양의 시간대이고, 후반기 40살은 후천 음의 시간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봄여름 생장의 시간대에 사람은 성장하여 열심히 일합니다. 특히 30세에서 40세 동안 직장에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하게 됩니다.
그런데 40대에 접어들면 대부분 몸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하면서 보약이나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습니다. 평소에 하지 않던 운동을 하며 건강에 신경을 쓰기도 합니다. 젊은 시절에 양기의 소모가 과도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양기(생生의 원동력)를 보충하는 것입니다. 인생에서는 미토의 전환점(40세 즈음)을 지나 신상화의 시기로 접어드는 때입니다. 만약 이때 양기를 보충하지 않는다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40대 돌연사가 문제가 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상을 통해 상화는 지축이 경사진 현실에서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의할 점은 좋은 음식과 운동만으로는 소모된 양기를 보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선천 봄여름의 분열기운이 과도한 면도 있지만,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 자체가 혼음혼양할 뿐만 아니라 병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양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충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수행修行을 하는 것입니다. 상제님께서 내려주신 천지조화 태을주 수행을 하면 천지의 수기水氣(우주율려宇宙律呂)를 축장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상화의 시기는 우주와 인간이 양기의 보충을 위해 수행하는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화작용과 천체의 렌즈작용
열매는 둥근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지구를 비롯한 모든 행성도 둥근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구도 열매의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에서 상화가 형성되는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지구를 식물로 가정하고 일 년 동안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해보겠습니다.
- 봄철의 지구 : 양기 발산
겨울에 지표면은 춥지만, 지하수는 따뜻합니다. 지구가 씨앗처럼 겉은 음, 속은 양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입니다.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 지구에 축장되어 있던 양기가 발산되기 시작합니다. 아지랑이가 피는 모습이 그것입니다. 얼었던 물이 녹아 안개가 자주 끼는 것도 같은 현상입니다. 물이 녹아서 증발한다는 것은 수기水氣 속에 들어있는 양핵陽核이 분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가세하여 식물은 끊임없이 물을 지하에서 지표로 끌어 올립니다. 그래서 오월午月(음력 5월)이 되면 양기가 대기 중으로 최대한 끌어 올려져 분산됩니다.
- 여름철의 지구 : 양기 수렴
미월未月(음력 6월)이 되면 지구는 음의 통일작용으로 전환하여 양기를 수렴하기 시작합니다. 대기 중에 분산되어 극한 분열되어 있던 양기는 음의 수렴작용을 받아 습기濕氣로 드러나게 됩니다(본래 양기는 물이 분산된 것이므로). 이때부터는 대기 중에 습도濕度가 높아지게 됩니다(축미태음습토丑未太陰濕土). 습기가 응고되면 구름이 되어 비가 내리므로 장마철로 접어듭니다. 그러나 지축의 경사로 과도한 화기가 발생하여 미토未土는 그동안 발산했던 양기를 모두 수렴하지는 못합니다.
- 한여름의 지구 : 양기 보충
하지夏至(양력 6월 21일 경)를 지나면 지구의 공전 방향이 바뀌게 됩니다. 일음시생一陰始生하여 통일작용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때부터 대기 중의 습기가 얇은 막(상화막)을 형성하기 시작합니다. 자연계에는 완전한 직선이나 평면이 없으므로 상화막은 렌즈처럼 둥근 형태를 띠게 됩니다. 렌즈가 형성되면 상화막은 비닐하우스나 솥뚜껑 같은 역할을 하면서 열을 가둡니다.*5) 즉 태양에서 직접 오는 햇볕(군화)과 상화막에 의해 반사되어 들어오는 복사열(상화)이 합쳐지면서 지구는 고온다습한 8월(신월申月: 음력 7월)의 무더위가 되는 것입니다. 이를 온실효과라고 합니다.
*5) 우주에서 지구의 대기층 경계는 고도 약 80km이다. 그러므로 상화막은 그 안쪽에서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물질의 양量은 물로써 구성되는 것이므로 물질의 분열이라는 것은 바로 물의 분열이다. 그러므로 물질이 분화의 극에 달하게 되면 이것이 기화氣化하여서 허공에 도피하였다가 지구의 공전운동이 180도를 지나게 되면 차차 서늘[凉]하게 되는 바 그것은 금수지기金水之氣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금수지기가 들어온다는 말은 도피하였던 바의 음기[즉 물物의 형기形氣]가 차차 압축을 시작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것이 압축하게 되면 그때의 금수지기는 거울[鏡]을 형성하게 된다. 상수원리로써 보면 이 거울이 바로 렌즈 작용을 함으로써 인신상화寅申相火가 형성된다. - 『우주변화의 원리』 243쪽
신상화申相火라고 하는 이유는 음력 7월(신월申月)이 되면 상화막이 완전히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상화막으로 발생한 찜통더위를 이용해 지구는 미토未土가 미처 수렴하지 못했던 양기를 보충하게 됩니다.
- 가을철과 겨울철의 지구 : 양기 통일
유월酉月(음력 8월)을 지나면 대기가 차가워집니다. 그러면 대기 중의 양기가 통일되어 지구 내부로 수렴되기 시작합니다. 대기 중의 습기가 물이 되어 지구 표면으로 내려앉으므로 대기가 건조해집니다(묘유양명조금卯酉陽明燥金). 뿌옇던 하늘이 맑아져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 됩니다. 그리고 겨울철이 되면 물(수기水氣)이 응고되어 지표면에 얼어붙게 됩니다. 이는 씨앗 속에 양기가 통일되어 있는 것과 같습니다.
식물의 상화막
양기의 통일과정에서 상화막이 형성된다는 것에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상화막이 형성되어야 그 속에 양기를 가둘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벼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벼는 꽃[未]이 피면 생장을 멈추고 통일운동으로 전환합니다. 그리고 신월申月(음력 7월)이 되면 꽃이 맺힌 자리에서 작고 파란 쌀이 맺힙니다. 이때 파란 쌀을 눌러보면 껍질만 있고 속이 비어 있습니다. 그런데 한여름의 무더위를 나면서 껍질 속은 양기陽氣(영양분이 가득한 물)로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속이 빈 껍질, 즉 상화막이 형성되면 그 속에 양기를 채워 물 덩어리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이후 유월酉月(음력 8월)이 되어 껍질 속에 양기가 모두 차면 상화막과 물 덩어리는 응고되어 단단해집니다. 추석(음력 8월 15일)이 되면 상제님과 조상님께 햅쌀과 열매(酉)를 올리고 제사를 지냅니다.
그럼 상화막은 지구와 식물에만 한정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만물은 음형陰形이 양신陽神을 둘러싼 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상화막은 양기를 싸고 있는 사물에서 모두 형성됩니다. 음형의 가장 바깥에 있는 경계면이 상화막입니다. 상화막은 양기를 싸기 위해 처음 형성되는 막으로 아주 얇고 부드럽습니다. 상화막이 굳어져서 사물의 껍질과 피부가 됩니다.
물의 이중 작용은 첫째는 형形을 만들기 위함이다. 다시 말하면 물의 양量은 표면에서는 형形을 만들고 이면에서는 질質을 양養하는 것이다. 둘째로서는 공중에서 렌즈 작용을 만들어서 통일 사업을 완수하려는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243쪽
그런데 벼가 알찬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조량日照量(일정한 물체의 표면이나 지표면에 비치는 햇볕의 양)이 있습니다. 만약 이 시기에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많이 내려 냉해冷害를 입으면 쭉정이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므로 상화의 시기에 양기를 얼마나 축장했는지는 알찬 열매가 되느냐, 쭉정이가 되느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또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한여름 무더위에 병충해가 많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사람도 이 시기에 식중독, 이질 등의 전염병이 많이 발생합니다. 이들은 모두 광의의 상화병相火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6)
*6)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분노의 감정을 ‘화火’의 개념을 써서 설명하고 있다. ‘기뻐하고, 노여워하며, 근심하고, 생각이 많고, 무서워하는’ 다섯 가지 형태의 감정 상태가 지나치면 상화相火가 제멋대로 움직이게 되고, 음기를 말려버리게 하여 몸을 상하게 하고 병이 나게 된다고 풀이하고 있다.
우주 1년과 상화작용
지금 이때는 우주 1년 중에서 여름철 말에 해당합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철로 상화의 시기입니다. 대표적인 현상이 지구촌에 기상이변을 일으키고 있는 지구온난화입니다. 온실효과가 지구 1년 중 신상화申相火 시간대에 벌어지는 현상이라면, 지구온난화는 우주 1년 중 신상화申相火 시간대에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신상화의 시간대에는 대기 중의 습기를 군화와 상화가 데우기 때문에 찜통더위가 발생합니다. 이를 이용한 것이 밥을 할 때 뜸을 들이는 과정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음식을 할 때 상화를 이용하는 것이 또 있습니다. 떡이나 곡식을 찔 때 상화의 증기열을 이용하는 시루[甑]입니다. 찜통더위라고 할 때의 찜통도 현대적으로 개량된 시루를 말합니다.
그런데 상제님께서는 당신님의 호가 ‘시루 증甑, 뫼 산山’이라고 하셨습니다. 상제님은 후천 가을의 통일시대를 여시기 위해 인류문명을 시루에 넣고 쪄서 성숙시키시는 조화주 하나님이십니다. 다시 말해서 미토未土이신 증산 상제님께서 강세하신 이후 인류문명의 꽃[未]이 피었습니다. 지금 이때는 인류문명의 열매가 맺히기 시작하는 상화[申]의 시간대입니다. 상제님께서 인류문명을 시루로 쪄서 성숙시키는 일이 모두 끝나면 후천가을[酉]이 열리게 됩니다.
시루떡을 찔 때에 김이 시루[甑] 가장자리부터 오르나니, 그 떡이 가에서 익어 들어가 가운데는 마지막에 익는 법이니라.…세상에 시루만큼 큰 그릇이 없나니… 천하의 그릇 중에 제일 큰 것은 시루니라. (道典 2:38)
상제님께서는 우주의 상화 시간대를 해원시대라고도 하셨습니다. 신명과 인간이 해원을 하는 과정에서 선천의 상극시대 동안 쌓이고 맺힌 원한의 살기가 터져 나와 온갖 병을 지어냅니다. 인류의 생사를 가르는 상화병相火病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지금 인류는 상화병에 걸려 쭉정이가 되느냐, 아니면 상제님의 무극대도를 만나 천지에 공功을 쌓고 태을주의 천지조화기운을 받아 우주의 열매가 되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있습니다.
이 때는 해원시대(解寃時代)라. 이제 앞으로 모든 참혹한 일이 생겨나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신명을 조화(調和)하여 만고의 원을 끄르고 상생의 도로써 조화도장(造化道場)을 열어 만고에 없는 선경세계를 세우고자 하노라. (道典 2: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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